식물호르몬_아브시스산

아브시스산(abscisic acid, ABA)은 단풍나무와 목화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이 호르몬에 대한 연구 과정에서 영국의 웨어링(P.F.Wareing)은 노르웨이단풍의 잎에서 줄기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을 추출하여 도르민(dormin)이라 명명하였으며, 미국의 애디콧(F.T.Addicott)은 목화의 잎에서 낙엽을 촉진하는 물질을 아브시신(abscisin)이라 명명하였다. 그러나 이 두 물질이 동일한 것임이 확인되고, 이후에 아브시스산(ABA)으로 통용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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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브시스산의 생합성과 운반

  ABA는 15개 탄소로 이루어진 세스키테르펜(sesquiterpene)의 일종으로, 생합성 초기 단계는 지베렐린(gibberellin), 스테롤(sterol), 카로티노이드(carotenoid)와 유사하지만, 40개 탄소를 가진 카로티노이드가 부분적으로 분해되어 생성된다.

  ABA는 식물 전체에서 합성되며, 가장 높은 농도로 잎, 눈, 열매, 종자에서 발견된다. 이 호르몬은 색소체를 가진 식물 기관에서 생합성되며, 잎에서는 엽록체, 열매에서는 유색체, 뿌리와 종자의 배에서는 백색체와 전색소체에서 생산된다. ABA는 목부와 사부를 통한 장거리 운반뿐만 아니라 유세포를 통한 운반도 가능하며, 이때에는 극성을 띠지 않는다. 따라서 ABA의 체내 운반은 지베렐린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2. 아브시스산의 생리적 효과

  ABA의 가장 일반적인 생리적 효과는 생장 정지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ABA는 생장 억제 호르몬(growth inhibitor)으로 분류되며, 옥신, 지벨렐린, 시토키닌과 구분된다.

 

(1) 휴면 유도

  ABA는 목본식물에서 눈과 종자의 휴면과 관련이 있다. 노르웨이단풍에서 ABA는 늦여름의 일장이 짧아질 때 생장을 억제하고 잎과 눈에서 그 농도가 높아져 휴면을 유도힌다. 또한, 휴면 상태가 아닌 눈에 ABA를 처리하면 휴면 상태로 변화한다. 종자 휴면 또한 ABA로 인해 유도되며, 종자가 생리적 휴면 상태로 남을 수 있도록 배나 주변 조직에서 ABA를 생산한다. 종자에 ABA를 처리하면 종자 발아가 억제되며, 휴면 상태의 종자에 저온 처리를 하거나 광선 노출을 하면 ABA 함량이 감소한다.

 

(2) 탈리현상 촉진

  ABA는 잎, 꽃, 열매의 탈리현상을 간접적으로 촉진한다. 외부에서 처리된 ABA가 탈리현상을 직접 유발하는 것보다는, ABA는 세포의 조기 노화를 유발하여 이로 인해 에틸렌(ethylene)이 생산되어 탈리현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3) 스트레스 감지

  ABA는 식물이 외부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수분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잎 내 ABA 농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이로 인해 기공 폐쇄가 발생한다. 이러한 효과는 ABA가 없어질 때까지 2~3일간 지속된다. 또한, 뿌리 중에서도 표토 가까이 있는 뿌리 끝이 수분 스트레스를 감지하고 ABA를 생산하여 잎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ABA는 저온, 고온, 침수, 토양 염분 과다, 무기양분 부족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ABA 농도가 증가하여 생장 억제를 유도한다.

 

(4) 모체 내 종자 발아 억제

ABA는 종자가 모체 내에서 성장하지 않도록 방지하고 종자의 성숙한 상태를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종자가 성숙하면 ABA 함량이 증가하여 배의 발아를 억제하고, 종자의 성숙 단계에서 발아 단계로의 전환을 조절한다.

 

 

 

출처 : 식물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