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의 여러 부위 중에서 광합성을 할 수 있는 곳은 잎과 녹색을 띤 어린 가지와 어린 열매뿐이기 때문에, 기타 다른 조직이나 기관은 모두 잎에서 공급되는 탄수화물을 이용하게 된다.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 왕성하게 세포가 분열하는 부위인 가지의 끝, 뿌리 끝의 분열조직, 형성층, 어린 열매 등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조직 형성에 이용된다.
- 여러 가지 대사작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호흡작용에 탄수화물이 쓰인다.
- 전분과 같이 저장물질로 전환된다.
- 공생을 하는 질소고정 박테리아나 균근 곰팡이에 탄수화물을 제공한다.
- 설탕으로 축적되어 빙점을 낮춰 겨울에 세포가 얼지 않도록 방지한다.
유럽너도밤나무의 경우, 광합성으로 만든 산물의 45%는 호흡작용에 이용되고, 35%는 생장에 소모되며, 20%는 낙엽과 낙지로 사라진다. 사과나무의 경우, 총 탄수화물의 35%가 열매로 이동하며, 45%는 영양생장에 사용되고, 18%는 호흡작용으로 소모되므로 산림의 수목과는 비율이 크게 다르다. 테다소나무의 어린 가지의 경우 잎을 포함한 건중량의 38%가 탄수화물이며, 총 탄수화물의 87%는 세포벽의 성분인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펙틴 등이며, 세포벽 생산이 주요 목적임을 알 수 있다.
저장된 탄수화물은 하루 주기로 보면 야간의 호흡작용에 이용되며, 1년 주기로 보면 낙엽수의 경우 겨울철 호흡에 사용된다. 저장된 탄수화물은 또한 이른 봄의 수목 생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른 봄 개엽이 시작되기 전에 뿌리가 먼저 세포분열을 시작하는데, 이때 저장된 탄수화물을 이용한다. 개엽 시 줄기와 잎의 초기 생장도 저장된 탄수화물에 의존한다. 또한 밑동이 잘린 벌근에서 맹아지가 나올 때에도 근주에 저장된 탄수화물을 이용한다. 따라서 활엽수를 없애기 위해 밑동을 자를 때에는 3~4월에 하지 않고, 새순이 자라면서 저장된 탄수화물을 소모시킬 6월 초순경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록수의 경우에는 봄철에 새순이 자라나 올 때 2년 생 혹은 3년생 잎이 광합성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합성된 탄수화물이 즉시 이동하여 새순의 생장에 이용된다. 이때 줄기에 저장된 탄수화물도 함께 이용된다. 미송의 경우 봄철에 새로운 줄기가 자랄 때 2년생 줄기의 탄수화물 농도가 감소하면서 1년생 새로운 줄기의 탄수화물 농도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발삼전나무의 경우에도 새로운 줄기가 나올 때 노엽의 무게가 감소한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수목생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탄수화물과 가을 단풍 (0) | 2024.01.22 |
---|---|
탄수화물의 계절적 변화 (0) | 2024.01.21 |
탄수화물의 축적과 분포 (0) | 2024.01.19 |
탄수화물의 합성과 전환 (0) | 2024.01.18 |
탄수화물의 종류 (0) | 2024.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