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와 화분생산 그리고 화분비산

1. 개화

  다년생 식물인 목본식물은 주로 온대지방에서 봄철에 개화한다. 산림수종의 개화시기는 수종별로 차이가 있다. 3월 중순에 가장 일찍 개화하는 수종으로는 오리나무, 개암나무, 포플러를 들 수 있다. 또한, 중부지방에서 잎갈나무는 3월 말쯤에 개화하며, 소나무는 5월 초에 개화하고, 잣나무는 5월 중순에 개화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개화 기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소나무과에 속하는 수종들은 암꽃과 수꽃의 수관 내 위치가 다르다. 암꽃은 주로 수관 상단에 달리고, 수꽃은 하단에 달린다. 이로써 암꽃은 탄수화물을 많이 공급하는 활력 지에 위치하여 종자 생산을 촉진한다. 반면에 수꽃은 활력이 부족한 가지 하단에 달리며, 탄수화물 공급이 부족한 경우 수꽃을 생성한다. 특히 소나무의 경우, 수꽃이 많이 달린 가지는 엽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매년 수꽃을 생산하여 가지의 활력을 유지한다.

  암꽃과 수꽃은 동시에 개화하지만, 수꽃은 화분 비산이 끝나면 빠르게 탈락하며, 암꽃은 종자가 성숙할 때까지 나뭇가지에 남아 있지만, 수분이 부족하면 암꽃도 조기 낙과 현상을 보인다.

 

2. 화분생산

  온대지방에서 주요 조림수종의 화분은 크기가 10~98㎛로 매우 다양하다. 수목의 화분 생산량은 수종에 따라 다르다. 충매화인 과수류, 피나무, 단풍나무, 버드나무류는 화분 생산량이 적은 편이지만, 풍매화인 호두나무, 자작나무, 포플러, 참나무류, 침엽수는 화분 생산량이 많다. 풍매화는 바람에 의해 화분이 분산되므로 날개가 있는 경우도 있으며, 대량으로 화분을 생산하여 생존 확률을 높인다.

  예를 들어, 자작나무는 풍매화로 한 개의 꽃밥에서 10,000개의 화분을 생산하지만, 충매화인 단풍나무는 1,000개 정도만 생산한다. 호두나무는 한 그루의 성숙한 나무에 약 5,000개의 꼬리화서가 있는데, 수꽃 하나당 약 100만~400만 개의 화분립을 생산하므로 총 50억~200억 개의 화분립을 생성하며, 이 중에서 25%가 활력 있는 화분이다.

 

3. 화분비산

  화분비산은 기상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높은 온도와 건조한 낮에 화분비산이 집중적으로 발생하지만, 야간에도 습도가 낮아지면 화분비산이 발생한다. 화분 크기가 작을수록 일반적으로 더 멀리 분산한다.

  가문비나무는 화분이 많이 생산된 해에는 종종 4~8km 떨어진 곳에 1cm 두께의 화분이 쌓이기도 한다. 그러나 화분의 비산 거리는 산림 내에서 비교적 짧아 인근 나무에 많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천연림에서 자연잡종은 주로 모수 근처에서 발생하며, 따라서 서로 100m 이내에서 자라는 나무들은 유전적으로 더 가까워진다. 물푸레나무의 경우, 암나무와 수나무 간의 거리를 90m 정도로 격리하면 전체 개체의 1% 정도만 수정되지만, 60m 정도로 격리하면 약 15%가 수정된다.

  화분 비산기간은 수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약 10일 전후에 이루어지며, 개화기 중간에 가장 활발하다. 구주소나무의 경우, 비산기간은 5~10일 정도이며, 개체별로는 2~3일 동안 비산이 완료된다. 잎갈나무의 경우, 비산기간은 약 12일이 소요되지만, 5일 동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양의 화분이 비산 된다.

  잣나무, 전나무류, 가문비나무류의 경우, 암꽃이 수관 상단에 집중적으로 달리고 수꽃은 수관 하단에 모이는데, 이것은 풍매화에서 타가 수분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수꽃이 상단부에 위치하면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아래에 있는 암꽃을 자가수분 시키는 확률이 크기 때문이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