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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생리학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는 광도

by 산까남 202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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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보상점과 광포화점

  광합성에 있어서 광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암흑 상태에서는 식물이 호흡작용만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그러나 광도가 증가함에 따라 광합성이 시작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시작한다. 특정 광도에 도달하면 호흡작용과 광합성으로 흡수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균형을 이루는데, 이때의 광도를 광보상점이라고 한다. 식물은 광보상점 이상의 광도에서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광보상점은 수종에 따라 다르며, 개별 잎의 종류나 온도에 따라도 차이가 있다. 대체로 양엽의 경우 전광이 약 1.5% 2,000(럭스) 정도이다. 양수와 음수 간에는 광보상점에 큰 차이가 있는데, 일례로 양수인 소나무류는 음수인 단풍나무류보다 약9배 높은 광도에서 광보상점에 도달한다. 이로 인해 소나무류는 다른 나무의 그늘에서는 살 수 없지만 단풍나무류는 그늘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광포화점 이상으로 광도가 증가하면 광합성량이 비례적으로 증가하다가 어느 지점에서는 광도의 증가가 더 이상 광합성량의 증가를 가져오지 않는 포화상태인 광포화점에 도달한다. 광포화점은 수종과 잎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보통 개별 잎이나 작은 묘목은 전광의 25~50% 정도에서 광포화점에 도달한다.

  맑은 날의 전광이 120,000~150,000로 가정할 때, 사과나무 잎은 21,000~43,000에서 광포화점에 도달하며, 배나무 잎은 53,000에서 광포화점에 도달한다. 소나무류의 경우 광포화점은 80,000 이상 된다.

 

2. 양엽과 음엽

  나무가 크게 자라면 잎들이 그늘을 만들어 다른 잎들의 광합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개별 잎의 광포화점을 나무 전체에 적용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개별 잎이 전광의 25~50% 수준에서 광포화점에 도달한다 하더라도, 나무 전체에서는 광포화점이 높아지거나 전체적으로 포화점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

  고립된 나무를 관찰하면 수관의 다양한 부위에 따라 광도가 다르게 형성된다. 남쪽의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위치한 잎은 양엽으로 광합성에 유리하지만, 수관 깊숙이 그늘 속에 있는 잎은 음엽으로 항상 햇빛이 부족하다. 양엽은 높은 광도에서 효율적인 광합성을 위해 적응한 반면, 음엽은 낮은 광도에서 효율적인 광합성을 위해 다양한 조직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나무가 양엽과 음엽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으로써, 전체적으로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다. 양엽은 높은 광도에서 광포화점이 높고, 책상조직이 밀집하며, 증산작용을 억제하기 위해 각피층과 잎의 두께가 두꺼워진다. 음엽은 낮은 광도에서 효율적인 광합성을 위해 잎이 넓고, 엽록소 함량이 많으며, 광포화점이 낮고, 책상조직이 엉성하게 발달하며, 각피층과 잎의 두께가 얇아진다.

  야외에서 자란 나무와 온실에서 자란 나무는 햇빛에 대한 광합성 반응이 서로 다르다. 동일한 수종을 비교할 때, 야외에서 자란 나무가 온실에서 자란 나무보다 높은 광도에서 더 많은 광합성을 수행한다. 예를 들어 포플러의 경우, 이 차이가 1.6배에서 2.1배까지 벌어진다. 이러한 차이의 주된 이유는 야외에서 자란 개체의 잎이 두껍고, 온실에서 자란 개체의 잎이 얇아서 야외의 잎이 단위 엽면적당으로 더 많은 광합성 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양엽과 음엽의 형태적 및 생리적 차이에 기인한다.

 

3. 양수와 음수

  수목은 숲에서 서로 경쟁하며 성장한다. 어떤 수종은 그늘에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반면, 또 어떤 수종은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수와 음수가 구분된다. 양수는 그늘이 아닌 환경에서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진 수종을 말하며, 음수는 그늘에서도 양호한 성장을 보이는 수종을 지칭한다. 이 두 개념은 햇빛을 선호하는 정도가 아니라, 그늘에서 견딜 수 있는 내음성의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

  음수는 어릴 때에만 그늘을 선호하며, 유묘시기를 지나면 햇빛에서 더 잘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수목은 성장이 진행됨에 따라 햇빛을 좋아하게 된다.

  생리학적으로 볼 때, 양수는 음수보다 광포화점이 높다. 따라서 높은 광도에서는 양수가 효율적으로 햇빛을 이용하여 광합성을 더 많이 하지만, 낮은 광도에서는 광합성량이 저조하다. 반면 음수는 광포화점이 낮기 때문에 높은 광도에서는 광합성 효율이 양수보다 낮지만, 낮은 광도에서는 효율적으로 광합성을 수행하며 광보상점이 낮고 호흡량도 적기 때문에 그늘에서 경쟁력이 양수보다 높다는 특징이 있다.

 

  • 극음수(생존 광도 : 전광의 1~3%) 개비자나무, 굴거리나무, 금송, 나한백, 백량금, 사철나무, 식나무, 자금우, 주목, 호랑가시나무, 황칠나무, 회양목
  • 음수(생존광도 : 전광의 3~10%) 가문비나무, 너도밤나무, 녹나무, 단풍나무, 비자나무, 서어나무, 솔송나무, 송악, 전나무, 칠엽수, 함박꽃나무
  • 중성수(생존광도 : 전광의 10~30%) 개나리, 느릅나무, 동백나무, 때죽나무, 마가목, 목련, 물푸레나무, 산사나무, 산딸나무, 산초나무, 생강나무, 수국, 잣나무, 은단풍, 참나무류, 철쭉, 편백, 탱자나무, 피나무, 화백, 회화나무
  • 양수(생존광도 : 전광의 30~60%) 가죽나무, 개잎갈나무, 과수류, 낙우송, 느티나무, 등, 메타세쿼이아, 모감주나무, 무궁화, 라일락, 밤나무, 배롱나무, 백합나무, 버즘나무, 벚나무, 삼나무, 산수유, 소나무, 아까시나무, 오동나무, 오리나무, 은행나무, 이팝나무, 자귀나무, 주엽나무, 쥐똥나무, 측백나무, 층층나무, 향나무
  • 극양수(생존광도 : 전광의 60%이상) 대왕소나무, 두릅나무, 버드나무, 방크스소나무, 붉나무, 연필향나무, 예덕나무, 잎갈나무, 자작나무, 포플러

4. 광반

  광반은 우거진 숲에서 숲 사이로 간간이 들어오는 햇빛을 의미한다. 열대우림에서는 광반이 2분 이내로 짧지만, 간벌을 통해 정리된 침엽수림에서는 한 시간 이상도 지속될 수 있다. 이 광반이 하층 식생에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하층에서 자라는 식물들 중 일부는 광반에 의존하여 최대 60%의 광합성량을 얻을 수 있다.

  광반이 들어오기 직전에 낮은 광도의 햇빛에 노출된 경우보다 높은 광도에 노출된 경우, 광반의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나며 더 빨리 광반에 반응하여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 현상은 높은 광도에서의 광합성 유도로 인한 이월효과 때문이다. 높은 광도에서 노출된 경우, 광합성에 필요한 5탄당 RuBP가 축적되어 있어 광반이 들어올 때 빠르게 반응하여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그늘에 적응한 나무는 광반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이는 낮은 광도에서도 기공을 열고 이월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음성이 있는 수종의 기공은 광반이 들어올 때 내음성이 없는 수종보다 더 빨리 기공을 열어 짧은 시간에 광합성을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광반이 5~10분 이상이 지속되어야 기공이 충분히 열린다고 알려져 있다. 사시나무의 경우 상층 임관의 잎이 바람에 쉬지 않고 떨어지면 더 많은 광반이 하층 임관으로 들어와서 아래 잎이 광반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