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기

  광주기는 낮과 밤의 상대적인 길이를 의미하며, 특히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목본식물은 낮의 길이의 변화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감지한다. 이 광주기에 따라 수목의 다양한 생리적인 활동들이 결정되며, 이에는 줄기생장, 직경생장, 낙엽시기, 휴면진입 및 타파, 내한성, 종자발아 등이 포함된다. 많은 종류의 수목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생리적으로 준비하는 시기가 동일해지므로, 결과적으로 동시에 개화하거나 동시에 휴면에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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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기생장

  온대지방에서는 광주기가 수목의 생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단일 조건에서는 많은 수목이 줄기의 생장을 중단시키고 동아의 형성을 촉진하며, 장일 조건에서는 휴면을 지연시키거나 억제한다. 이로 인해 광주기는 줄기생장의 양상과 눈의 휴면진입 시기를 결정하며,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 것을 가장 확실하게 알려주는 지표 중 하나가 된다.

  고정생장을 하는 수목은 낮 시간이 긴 여름에 일찍 줄기생장이 중단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러한 수종의 줄기생장 정지는 일장이 짧아지는 것에만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자유생장을 하는 수종은 가을까지 줄기생장을 계속하기 때문에 단일조건에 의해 생장이 정지되는 것으로 보인다.

유한생장을 하는 수목은 단일조건에 두면 휴면상태의 정아를 형성하지만, 무한생장을 하는 수목은 단일조건에서 줄기의 끝이 죽어버리면서 생장을 중단한다.

 

2. 휴면타파

  광주기에 따른 눈의 휴면 제거 효과는 수종과 휴면의 정도에 따라 다르다. 구주소나무와 참나무류 같이 여름에 동아를 형성하는 고정생장 수종들은 여름 동안 형성된 눈의 휴면이 장일처리나 연속광으로 제거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수종의 동아가 한겨울에 휴면상태에 있을 때에는 장일처리로는 휴면이 타파되지 않으며, 저온처리만이 효과가 있다.

 

3. 낙엽

  수종마다 낙엽의 변화는 광주기나 온도 등의 환경 조건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어떤 수종은 광주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또 어떤 수종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예를 들어, 백합나무는 광주기에 의해, 장일조건에서는 잎이 계속 남아 있고, 단일조건에서는 낙엽이 진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에 아까시나무와 자작나무는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단일조건에서도 온도가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면 잎이 계속 남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수종들은 광주기보다는 주로 온도에 따라 낙엽의 상태가 결정된다.

 

4. 직경생장

  수목의 직경생장은 광주기의 영향을 받는다. 수목의 경우, 직경생장은 줄기가 자라고 있는 동안에 발생하며, 줄기생장이 정지하면 곧 직경생장도 중단된다. 이러한 관계는 자라고 있는 줄기가 식물호르몬을 생산하여 밑으로 전달함으로써 형성층의 세포분열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광주기는 줄기생장과 직경생장에 동시에 영향을 미친다.

  고정생장을 하는 수목의 경우 줄기생장은 여름에 일찍 중지되지만 직경생장은 더 늦게까지 계속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도 광주기는 직경생장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구주소나무의 경우 15시간의 일장이 10시간의 일장보다 더 많은 직경생장을 촉진하며, 가을에 장일처리를 통해 직경생장을 연장시킬 수 있다. 아까시나무도 구주소나무와 같이 장일처리로 가을에 형성층의 활동을 재개시킬 수 있다.

 

5. 지역품종

  고위도 지역에서는 생육기간이 짧지만 여름에 일장시간이 길다. 이러힌 지역에서 자라는 수목들은 일장이 짧아지기 시작하면 즉시 생장을 정지하여 첫서리의 피해를 미리 방지하려고 한다. 봄에는 일장이 길어질 때까지 기다린 후 늦게 싹이 트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늦서리의 피해를 막기 위해 봄에 싹이 트기 시작한다. 이러한 특성은 고위도의 광주기 지역품종이나 생태형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고위도 지역에서 자라는 지역품종을 낮은 위도의 지방으로 옮겨 심거나, 반대로 낮은 위도의 산지를 고위도에 심을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낮은 위도의 지방에 심은 경우에는 여름에 낮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일찍 생장이 정지되어 생장이 불량해질 수 있다. 반대로 고위도에 심은 경우에는 일장이 길어서 가을 늦게까지 자라다가 첫서리 피해를 입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