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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생리학

탄수화물의 운반

by 산까남 2024.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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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련조직

  광합성으로 생성된 탄수화물은 사부조직을 통해 운반된다. 사부조직은 섬유, 타닌, 향신료, 고무, 의약품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며 상업적으로도 중요하다. 사부조직을 형성하는 세포를 사부요소라 하며, 이는 피자식물과 나자식물 간 명칭 및 해부학적 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피자식물의 사관세포는 지름이 20~40 정도이며, 길이가 100~500인 살아 있는 세포이다. 성숙하면 핵이 없어지며, 종축방향으로 길게 자라면서 위쪽과 아래쪽에 인접한 사관세포가 서로 사판으로 연결된다. 이 연결은 지름 2.0 내외의 사공을 통해 탄수화물이 상하 방향으로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반세포는 항상 사관세포와 인접하여 생겨나며, 세포질이 많고 핵을 가지고 있는 살아 있는 세포로 탄수화물 이동에 보조 역할을 한다. 사부유세포는 탄수화물의 측면 이동을 도와주고, 사부섬유는 조직을 단단하게 지탱한다.

  나자식물의 사부조직은 피자식물에 비해 구조가 원시적이다. 기본 세포는 사세포로서 길이가 1.4 정도로 사관세포보다 길며, 사판이나 사공이 없다. 이웃하는 사세포로의 탄수화물 운반은 미세한 구멍이 모여 있는 구역인 사역을 통해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진다. 보조세포는 알부민세포로서 세포질이 많고 핵이 있는 것은 반세포와 유사하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관세포에서는 사공이 칼로스로 막혀 있는 경우가 흔히 있다. 특히 밤나무를 비롯한 온대지방 낙엽수의 경우, 가을에 휴면에 들어갈 때 칼로스가 사공을 막다가 봄철에 사부조직이 다시 활성화될 때 이 현상이 사라진다.

 

2. 운반물질의 성분

  사부조직을 통해 이동하는 탄수물의 성분은 수목에 따라 큰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비환원당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비환원당은 다른 물질을 환원시킬 수 없는 당류로, 사부조직에서는 알데히드나 케톤기가 노출된 단당류가 발견되지 않는다. 탄수화물이 비환원당으로 구성되어 있어 먼 거리까지 수송이 쉽도록 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는데, 비환원당은 효소에 의해 잘 분해되지 않고 화학적 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다.

  사부조직에서 가장 높은 농도를 보이며 모든 수목에서 흔히 발견되는 성분은 설탕이며, 그 다음으로는 올리고당인 라피노즈와 스타키오스가 있다. 또한, 버바스코스도 발견된다. 수목은 사부에 함유된 당의 종류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은 대부분 설탕이며 약간의 라피노즈를 함유한 경우로 대다수의 수목이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 그룹은 설탕과 함께 상당한 양의 라피노즈를 가지고 있으며, 능소화과, 노박덩굴과 수목을 예로 들 수 있다. 세 번째 그룹은 설탕과 함께 상당한 양의 당알코올을 가지고 있으며, 만니톨을 많이 함유한 물푸레나무속, 소르비톨을 설탕보다 더 많이 함유한 장미과, 둘시톨을 함유한 노박덩굴과 수목이 여기에 속한다. 이 그룹에서는 갈락티톨과 미오이노시톨 당알코올도 발견된다.

  사부수액에는 일반적으로 당류가 약 20% 정도 함유되어 있어 매우 진한 용액임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아미노산, 칼륨, 마그네슘, 칼슘, 철 등이 약간 포함되어 있어 증산작용을 별로 하지 않는 조직, 즉 과실이나 눈에 탄수화물과 무기양분을 공급하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3. 설탕운반체

  설탕이 잎의 엽육세포에서 사부요소까지 운반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먼저, 엽육세포에서 사부요소까지 인접한 세포끼리 미세한 구멍에 해당하는 원형질연락사를 통해 완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을 경우, 세포질을 통해 설탕이 곧바로 적재되는 것을 심플라스트 사부 적재라고 한다. 이는 설탕이 역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라피노즈와 스타키오스 같은 분자량이 큰 당으로 전환되어 적재되는 종합체 포획모델로써 호박에서 관찰되었다.

  두 번째로, 엽육세포에서 사부요소까지 원형질연락사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 경우, 세포벽을 통과해 설탕이 사부조직으로 적재되는 것을 아포플라스트 사부 적재라고 한다. 이 경우, 원형질막에서 존재하는 H+-ATPase 효소에 해당하는 설탕운반체가 설탕 운반을 담당한다. 원형질막의 바깥에 있는 세포벽 쪽으로 새어 나간 설탕을 설탕운반체가 다시 붙잡아 설탕-H+ 공동운반체 형태로 운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곡류, 사탕무, 유채, 감자에서 관찰되었다. 설탕운반체는 목본식물에서 아직 연구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기작으로 설탕의 아포플라스트 적재가 이루어질 것으로 추측된다.

 

4. 운반속도와 방향

  대다수의 식물에서 탄수화물의 최고 운반속도는 1시간에 50~150 정도이며, 목본식물의 경우에는 쌍자엽식물은 사판의 사공 구멍이 크기 때문에 저항이 작아 시간당 40~70 이동하고, 소나무류는 사역의 구멍이 아주 미세하기 때문에 저항이 크게 나와 시간당 18~20 정도로 계산된다. 물푸레나무의 경우에는 실제로 측정된 이동 속도가 시간당 30~70 정도이다.

  사부조직 내에서 탄수화물이 이러한 속도로 운반되기 위해서는 0.5 길이의 사관세포를 2초에 통과해야 할 만큼, 탄수화물의 운반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

  탄수화물의 운반방향은 탄수화물을 생산하는 조직인 공급원에서 탄수화물을 요구하는 조직인 수용부로 이루어진다. 공급원은 성숙한 잎의 엽육조직으로 광합성을 왕성하게 수행하며, 수용부는 탄수화물을 소비하는 비엽록조직으로 줄기 끝의 분열조직, 열매, 형성층, 뿌리조직 등이다.

  공급원과 수용부의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잎의 나이와 열매의 유무에 따라 변할 수 있다. 이러한 위치 변화는 소나무류를 포함한 여러 수목에서 관찰되며, 성숙한 잎을 제외한 다른 부위는 대부분 탄수화물을 요구하는 수용부로서 작용한다. 특히 열매는 가장 강한 수용부 역할을 하는데, 이는 열매에서 생성되는 식물호르몬 때문이다. 종합하면, 수목의 부위별 수용부의 상대적인 강도는 열매, 종자 > 어린잎, 줄기 끝의 눈 > 성숙한 잎 > 형성층 > 뿌리 > 저장조직 순으로 나타난다.

 

5. 운반원리

  1930년 독일의 뮌히가 주장한 압력설 또는 압력유동설은 탄수화물의 운반에 대한 가장 유력한 학설이다. 뮌히는 실험실에서 간단한 장치를 사용하여 설탕물의 이동 원리를 설명하며, 이 학설은 높은 탄수화물 농도를 가진 광합성 세포 주변에서 탄수화물을 소모하는 낮은 농도를 가진 지점으로 탄수화물이 운반되는 것은 삼투압 차이에 기인한 압력에 의해 수동적으로 밀려간다고 설명했다.

뮌히의 탄수화물 운반 원리에 따르면, 식물은 삼투체계를 형성하고, 공급원에서 지속적으로 설탕을 사부조직에 적재시키면서 설탕으로 인해 높아진 삼투압에 의해 수분이 사부조직으로 들어와 팽압이 증가하여 설탕이 밀려나게 된다. 반대편의 수용부에서는 설탕을 하적시키면서 두 지점을 연결시켜 놓기만 하면, 집단유동에 의해 탄수화물은 수동적으로 운반된다는 것이다. 이로써 목본식물은 탄수화물의 운반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고, 단지 적재와 하적 과정에서만 에너지를 소모하여 효율적으로 장거리 이동이 가능한 방법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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