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유시성과 성숙

  목본식물은 종자 단계에서 시작하여 초기 단계에서는 영양성장만 하면서 개화하지 않는 유생기(juvenile phase)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유생기는 어느 정도 기간 동안 유지된 후 수목이 개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면 성숙기(mature phase)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유생기에서 성숙기로의 변화 과정을 상변화라고 한다.    유시성(juvenility)은 수목이 영양성장만 하면서 어린 모습으로 개화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성숙(maturation)은 수목이 성장하여 개화하는 상태에 도달한 것을 말한다. 따라서 수목이 성숙한 지 여부는 개화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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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생기간

  수목의 유생기간은 수종에 따라 혹은 환경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방크스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는 종자로부터 보통 3년이면 개화가 시작되며, 유럽너도밤나무(Fagus sylvatica)는 보통 30~40년 정도 유생기간이 지속된다.

  목본식물의 유생기간이 긴 이유는, 이 기간 동안 에너지를 영양성장에만 투입하여 산림 내에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도록 하는 생존 전략 때문이다. 그러나 유생기간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의 영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2. 유시성의 특징

  유생기간이 있는 수목은 성숙목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 형태적 혹은 생리적 차이를 나타낸다. 유시성의 특징을 몇 가지 예를 들어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잎의 모양 : 가장 흔히 나타나는 예로서, 서양담쟁이덩굴의 유엽은 열편 혹은 결각으로 갈라지는 경향이 있고, 성엽은 둥글게 자란다. 향나무의 경우 유엽은 바늘같이 뾰족한 침엽이며, 성엽은 비늘 같은 인엽이다. 소나무류의 경우에는 종자에서 발아한 첫해에 1차엽을 만드는데, 이는 유엽의 일종이다.
2. 가시의 발달 : 귤과 아까시나무의 경우 가시가 발달한다.
3. 엽서 : 유칼리의 경우 잎이 줄기를 따라 올라가면서 배열하는 순서와 각도가 성숙하면서 변화한다.
4. 삽목의 용이성 : 삽목이 쉽게 된다.
5. 곧추선 가지 : 잎갈나무의 경우 가지가 왕성하게 곧추 자란다.
6. 낙엽의 지연성 : 참나무와 너도밤나무의 경우 가을에 죽은 잎이 늦게까지 붙어 있다.
7. 수간의 해부학적 특성 : 활엽수의 경우 환공재의 특성이 유생기간에는 잘 나타나지 않으며, 침엽수의 경우에는 춘재에서 추재로의 전이가 점진적으로 나타나고, 추재의 비중이 비교적 낮다.
8. 밋밋한 수피와 덩굴성 특징을 갖기도 한다.

 

3. 유시성의 생리적 원인

  수목이 어릴 때 꽃이 피지 않고 유시성을 나타내는 원인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정단분열조직이 세포분열을 적게 한 경우 유생기간이 유지된다는 것이다. 어린나무를 연속광 아래에서 기르면서 생장을 촉진시키면 유생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경우와 같이, 일정한 횟수 이상의 세포분열을 거쳐야만 개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관점은, 어린나무는 봄부터 가을까지 쉬지 않고 계속해서 자라는 특성이 강한데, 이러한 특성이 개화를 방해하는 것 같다. 즉 일반적으로 성숙목에서 화아의 원기가 형성되는 시기는 한여름철로서 수고생장이 정지하고 세포분열이 일시적으로 중단되는 기간이며, 이때 정단분열조직이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론에서 실제로 어린 테다소나무 접목묘를 장일처리하에서 가을까지 충분히 영양생장을 하도록 조치한 다음 휴면을 늦게 유도하면, 어린나무도 화아 원기를 부화시킬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짐으로써 개화할 수 있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