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산과 지방산 유도체

1. 지방산과 단순지질

  지방산과 단순지질에 대해 설명하려면, 먼저 지방과 기름이 화학적으로 매우 유사한 화합물이라는 점을 강조할 수 있다. 이들은 세 분자의 지방산이 글리세롤과 에스테르 화합물을 형성하여 만들어진 단순지질이다. 지방산은 카르복실기를 하나 가지고 있으며, 탄소수가 12~18개 사이의 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방산은 포화지방산과 불포화지방산으로 나뉜다. 포화지방산은 이중결합이 없으며, 그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은 팔미트산이다. 반면에 불포화지방산은 하나 이상의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다. 목본식물에서 발견되는 지방산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으로, 그중에서도 올레산과 리놀레산이 가장 흔하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지방은 주로 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온에서 고체 상태이며, 기름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으로 이루어져 있어 상온에서 액체 상태를 보인다.

  추운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은 따뜻한 지역의 식물보다 불포화지방산, 특히 리놀레산과 리놀렌산의 함량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성질은 환경과 생육 조건에 따라 식물이 생산하는 지방산의 성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복합지질

  세포막은 이중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것을 원형질막이라고도 한다. 지질은 세포막의 서 20~40%를 차지한다. 복합지질은 단순지질에서 발견되는 세 분자의 지방산 중에서 한 분자가 인산이나 당으로 대체된 형태의 지질이다. 이 중에서도 인산으로 대체된 것을 '인지질'이라고 한다. 이것은 원형질막의 주된 구성 성분으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복합지질 중 하나이다. 인지질은 극성을 띤 머리 부분과 극성을 띠지 않는 꼬리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형질막이 특이한 반투과성 기능을 갖게 된다.

  당지질은 인산 대신 당류로 대체된 지질로서, 엽록체에서 주로 발견된다. 잎의 당지질 함량은 지질 함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또한, 당지질이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에서 발견된다는 점은 이 두 가지 세포 소기관이 독자적인 DNA를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에서 유래하여 식물체 내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있다.

 

3. 각피질, 납, 목전질

  초본식물에서는 지상 부분의 줄기, 잎, 꽃, 열매 등 모든 기관의 표면에 방수성을 갖는 각피층(cuticle layer)이 존재한다. 이 각피층은 증산작용을 억제하여 식물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며, 병원균의 침입을 막고 물리적 손상을 줄여주는 보호층의 역할을 한다. 각피층은 표면에 왁스층(wax)을 갖고 있으며, 아래에는 각피질(cutin)이 펙틴과 결합하여 두꺼운 층을 형성한다. 각피층의 두께는 햇빛에 노출된 양엽에서 두껍게 발달하고, 그늘에 있는 음엽에서는 얇게 발달한다.

  납(wax)은 긴 사슬을 가진 알코올과 긴 사슬을 가진 지방산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화합물이다.이 화합물은 거의 산소분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아 친수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식물체 내에서 물에 잘 녹지 않으며, 납이 축적되는 지점 근처의 표피세포에서 생성되어 밖으로 분비된다. 기공의 표면이나 소나무의 내려앉은 기공 윗부분은 납으로 덮여 증산작용을 억제한다.

  각피질(cutin)은 두 개 이상의 수산기를 가진 지방산이 다른 지방산과 중합체를 만들면서 약간의 페놀 화합물이 첨가된 형태이다. 큐틴은 각피층에 주로 축적되지만, 세포간극에서 노출된 세포 표면에도 축적된다.

  목전질(suberin)은 큐틴과 비슷한 성분으로 긴 사슬을 가진 지방산, 긴 사슬을 가진 알코올, 그리고 페놀 화합물의 중합체이다. 큐틴보다 페놀 화합물의 함량이 더 많다. 수베린(suberin)은 목본식물의 경우 코르크 세포 주위에 존재하여 수분의 증발을 억제하며, 가을에 낙엽이 떨어진 후 형성되는 이층에 축적되어 상처를 보호하고 상처 치유를 지원한다. 뿐만 아니라, 지하 조직을 탈수와 병원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어린 뿌리의 내피에 있는 카스파리대는 무기양분의 이동을 제한하는 데 수베린으로 만들어져 친수성이 적다.

 

출처 : 수목생리학(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